리마인더가 일기를 쓸 시간이라고 알린다. 밤 11시 30분. 어제 연습을 끝나고 밤에 영화를 보러 갈 때만 해도 몸 상태가 정상이었는데, 영화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두통이 너무 심해졌다.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려서 집에 오자마자 바로 간단하게 씻고 잤다. 11시간 정도. 그러고도 컨디션은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점심을 과식했는지 속도 안 좋아져서 하루종일(지금까지!) 골골대는 중.
아픈 날에는 별 생각이 다 든다. 이제 정말로 늙어가는 건가? 몸이 건강해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이루고 살 텐데, 어떻게 해야 하지? 지금까지 너무 열심히 살아온 걸까? 어떻게 사는 게 안 열심히 사는 거지? 그래도 될까?
그러는 중에도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별로 망가진 일은 없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… 아무래도 나는 인간이고 불완전하고 그러면서도 완성된 무언가를 계속 갈구하는 존재로구나 … 하는 생각도. 오늘도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한다. 내일은 제발 괜찮아졌으면. 내일도 푹 쉬어야지. 방학이라 다행이다.